치질은 오직 인간에게만 있습니다. 현재까지 어떤 다른 동물 에서도 치질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게 해줍니다.

그것은 바로 치질이 인류의 문명 발달과 아주 관련이 깊다는 것입니다. 즉, 유일하게 직립보행을 하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생활 습관과 잘못된 식생활이 치질 발생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병들도 많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내색하기 곤란한 것이 바로 항문병입니다. 이 항문병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치질인데, 이 말은 우선 남 앞에 발설하기조차 부끄럽고 쑥스럽습니다.


최근의 선진국 의학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45세 이상의 성인 중 거의 절반 정도가 치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의 경우에는 그 숫자가 훨씬 높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임신과 관련해서 거의 대부분이 변비 및 치질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나이 또는 성별과 상관없이 어린아이나 한창 건강할 나이의 청소년과 학생들에게도 치질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백 년 전 십 년 전과 비교해서 점점 더 치질이 심해져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류의 의학은 놀라울 만큼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질의 해결책은 아직도 모호하기만 합니다. 물론 치질은 암이나 에이즈처럼 고치기 힘든 증세이거나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질병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질환자는 줄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추세이고 완전한 치료 와 예방이 아직 미흡한 상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간단하게 수술을 받아 잘라내면 편하겠지만 수술에 따르는 통증의 두려움, 재발 위험, 비용 부담, 시간 제약, 그리고 부끄러움 등으로 인해 많은 치질환자가 병원에서 치료 받기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세계 여러 나라의 서점에 가보면 치질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담은 서적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집에서 혼자 또는 가족들의 도움으로 편하게 치질 증세를 완화 시키거나 치료까지도 가능케 한다는 비법(?)을 담은 책들이 많이 팔리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만큼 치질은 눈에 띄게 만연된 현대인의 큰 질병임에도 속 시원한 대책이 없는 참으로 까다로운 증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선진 의학계에서는 치질을 “항문 주변과 직장 안에 비정상적으로 팽창되거나 뭉친 정맥(swollen veins)의 일종” 혹은 간단하게 “항문과 직장에 발생하는 정맥류(varicose veins)"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혈액순환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질이 생기는 원인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고 복합적입니다. 그러나 치질의 원어인 “Hemorrhoids”가 희랍어로 “Blood(피)”를 뜻하는 “Hemo”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것만 보아도 치질이 혈액순환과 관련이 매우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듯이 치질도 좀더 정확한 의학 상식을 알고 적절하게 대처를 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연구되고 입증된 자료에 의하면 치질의 발생 원인을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로 들고 있습니다

▒ 부적절한 생활 습관


지나치게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
너무 오랫동안 화장실 용무를 보는 습관
적절한 운동도 하지 않는 게으른 생활
무거운 짐을 들다가 항문 근육과 혈관에 무리가 가는 경우
지속적인 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

▒ 잘못된 식생활
채소보다 육식을 선호하는 식생활
술, 담배, 카페인 음료와 맵고 짠 음식의 과다 섭취
규칙적이지 못한 식사와 영양의 불균형
섬유질의 절대 부족으로 인한 변비

▒ 임신과 출산
태아 성장에 의한 항문 근육과 혈관 압박
호르몬 이상에서 오는 체질 변화

▒ 비만과 간 기능 저하 및 혈관 기능의 악화

▒ 유전적인 요인


불행하게도 한번 치질이 생기면 완치가 잘 안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초기에 이상 증세를 발견하면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세워서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방지하고 빨리 그 근원을 없애는 것이 현명합니다.

자각 증세가 약하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게 방치하고 지내면 절대 안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고 또 남에게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곳이기 때문에 혼자서 대충 참고 넘어가는 경향이 매우 많습니다.

일단 치질이 어느 정도 단계를 넘어서면 피를 흘리거나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는 이유는 항문 주위의 혈관이 지나치게 팽창되어 뭉쳐있기 때문입니다.

치열은 치핵과는 달리 심한 변비로 인하여 항문 벽에 손상이 간 경우지만 이것 역시 원활한 혈액순환과 탄력 있는 이완작용이 결여되어 있어서 생기는 출혈이기도 합니다.
모든 항문 질환을 다 들어서 한마디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어도 우리가 흔히 겪는 고질적인 치질 증세의 대부분은 “Hemo” 즉 “피”와 아주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 변비는 치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비가 생기면 대변이 대장 안에 오랫동안 머물기 때문에 수분이 체내로 모조리 흡수되어서 대변은 돌같이 딱딱하게 굳어져 버립니다. 따라서 이를 배출시키기 위해 자연히 지나친 애를 써야 하며 오랫동안 화장실에 앉아있게 되어 항문부에는 충혈이 생기게 됩니다. 이와같이 변비와 배변 곤란, 충혈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 치질이 생기게 되고, 일단 생긴 치질은 악화일로의 길을 치닫게 됩니다.

* 스포츠는 이제 생활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다. 체력을 향상시키고 피 순환을 하게 하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은 치질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되며, 가벼운 치질의 경우는 차츰 낫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아랫배에 힘을 많이 주는 승마, 싸이클링, 야구포수, 낚시, 골프 등은 오히려 치질을 유발하기 쉽고, 일단 생기게 되면 차츰 악화시키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스포츠를 즐기는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같은 자세를 너무 오래 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골퍼에게 탈항이잘생긴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스포츠를 즐기기 전에 치질 치료만은 완벽하게 받은 다음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퍼는 공을 치기 위해 자세를 취하면 자연히 배에서 시작하여 항문 쪽으로 힘이 모이게 되니 탈항이 될 수 밖에 없다.